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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블라인드 평가 이후 변화 │ 2025 정책 분석

2025학년도부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완전 블라인드 평가’ 체제로 전환됩니다. 평가위원은 학생의 학교명, 지역, 교사 이름 등 모든 신원을 알 수 없으며, 오직 기록된 내용만으로 학생을 평가합니다. 이는 교육격차 완화와 공정성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동시에 평가의 방식과 준비 방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블라인드 평가의 핵심 내용과 실제 변화, 그리고 학생이 대비해야 할 전략을 정책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합니다.
1. 블라인드 평가란 │ 신원정보를 완전히 배제한 서류 평가
블라인드 평가는 평가자의 편향을 줄이기 위해 학교명, 지역, 교사 정보 등 모든 신원요소를 비공개 처리하는 제도입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 완전 블라인드 평가를 의무화했습니다. 평가위원은 학생부를 열람할 때, 학교명·지역·교사명·학생 이름 등이 자동으로 가려진 형태로 확인하게 됩니다.
이 정책은 학교 간 서열, 지역 격차, 특정 명문고 출신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실제 2024년 시범 운영 결과, 평가자 10명 중 7명이 “학교정보 없이도 평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으며, 반면 일부 대학은 “세부활동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보고했습니다. 즉, 이제부터는 학교의 이름이 아니라 ‘기록의 질’이 학생을 대표하게 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2. 평가 방식 변화 │ ‘맥락보다 내용 중심’으로 전환
기존에는 학교의 특성이나 교육 여건을 고려했지만, 블라인드 이후에는 오직 학생 개인의 탐구성과 성장 과정만 평가됩니다.
과거 학종 서류평가에서는 학교의 교육환경과 프로그램 수준이 일정 부분 고려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중점학교’나 ‘자율형고등학교’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높은 난이도로 해석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블라인드 평가가 시행되면서 대학은 더 이상 이러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평가위원은 ‘학교의 수준’이 아닌 ‘학생의 표현력과 사고 과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실험 주제가 단순하더라도 탐구 설계와 성찰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고난도 활동이라도 결과 중심의 요약만 남은 기록은 평가 점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블라인드 평가 이후에는 활동의 외형보다 내용의 완결성·사고의 깊이·서사의 일관성이 핵심 기준이 되었습니다.
3. 대학별 대응 │ 평가기준 세분화와 다중평가제 강화
학교정보가 사라지면서, 대학들은 평가요소를 더욱 세분화하고 다수 평가위원의 ‘교차 검증’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2025 입시부터 ‘다중평가제(Multiple Evaluation System)’가 본격적으로 확산됩니다. 이는 3~4명의 평가위원이 동일 서류를 각각 평가하고, 평균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평가자의 주관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교차 검증이 강화된 것입니다.
또한 대학들은 평가요소별 세부 기준표를 마련했습니다.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각각에 대해 세부 평가 문항을 설정해 ‘학교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도 정량화된 판단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공적합성 평가 문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전공 관련 주제 탐구의 지속성
② 교과-비교과 연계성
③ 학문적 관심의 심화 정도
④ 활동 내 주도적 역할
⑤ 전공 관련 독서·발표 실적
이처럼 대학들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분리하고, ‘서류의 내용 자체’에 근거한 정성평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4. 학생부 기록 방식 변화 │ ‘교사의 관찰’보다 ‘학생의 사고 과정’ 중심
블라인드 평가 이후에는 교사의 표현보다 학생이 보여준 구체적 사고와 성찰이 평가의 핵심이 됩니다.
이전에는 교사의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술력이 평가 결과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블라인드 이후에는 학교의 교사 스타일이 평가에 개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대학은 교사 표현보다 학생의 ‘행동 증거’와 ‘사고의 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성실히 참여함”보다는 “토론 과정에서 타인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분석함”, “실패한 실험을 반복하며 문제점을 개선함”과 같은 구체적 서술이 학생의 역량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따라서 학생은 활동 중 자신의 생각과 느낀 점을 꾸준히 기록하고, 교사에게 공유함으로써 세특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블라인드 시대의 학생부는 ‘교사의 평가문’이 아니라 ‘학생의 사고 기록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5. 평가 결과의 변화 │ 지역·학교 격차 감소, 탐구형 학생 유리
블라인드 도입 이후, 명문고 출신 학생 비율은 줄고 일반고·지방고의 합격률이 상승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분석 결과, 2024 시범 블라인드 평가 당시 수도권 일반고 학생의 학종 합격률이 전년도 대비 1.7배 상승했습니다. 이는 ‘학교 이름 효과’가 사라지고, 개별 학생의 탐구력과 사고력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반면 활동의 양에만 의존하던 학생은 불리해졌습니다. 대학은 탐구의 지속성과 자기주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단기 스펙보다 꾸준한 성장과 사고의 흐름을 보여준 학생이 높은 등급을 받습니다. 특히 진로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학생들이 면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블라인드 평가 이후의 학종은 **‘탐구형 학생 중심 구조’**로 재편되었습니다.
6. 대비 전략 │ 기록의 구체성과 일관성 강화
학교명이 사라진 시대, 학생부의 문장 하나하나가 자신을 대표하는 ‘서류 언어’가 되었습니다.
블라인드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은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① 탐구 주제의 지속성 유지 —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동일한 주제 또는 연계된 방향으로 탐구를 이어가야 합니다. 주제가 잦은 변경은 진로의 일관성 부족으로 평가됩니다.
② 세특 문장의 구체화 유도 — 수업 중 자신의 의견을 적극 표현하고, 탐구 과정을 교사에게 공유해 행동 중심 기록이 남도록 해야 합니다.
③ 포트폴리오 병행 작성 — 학생부는 교사 기록 중심이지만, 포트폴리오는 자기 기록 중심입니다. 두 문서의 내용이 일치하면 면접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블라인드 이후의 학종은 ‘기록력’이 경쟁력입니다. ‘학교 정보가 사라진 자리’를 ‘생각의 흔적’으로 채우는 것이 관건입니다.
7. 결론 │ 블라인드 시대, 진정한 공정성의 시험대
블라인드 평가는 공정성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학생의 ‘기록 역량’을 시험하는 새로운 경쟁의 장을 열었습니다.
학교 간 정보 차단은 분명한 제도적 진보입니다. 그러나 평가자는 여전히 기록을 통해 학생을 해석해야 하므로, 기록의 질이 곧 학생의 역량을 대변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학생은 자신이 어떤 탐구를 했고, 어떤 사고를 거쳤는지를 명확히 남겨야 합니다. 대학은 더 이상 ‘어디서 배웠는가’를 보지 않고,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봅니다. 블라인드 시대의 학종은 ‘학교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결국 이 변화는 새로운 부담이 아니라 기회입니다. 환경의 차이가 아닌 노력의 깊이가 평가받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탐구형 학생이 빛을 발할 시대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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