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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전쟁 이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현실을 어떻게 딛고 일어서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소설의 사회적 배경이 지금 하고는 많이 다르지만 인간사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완서 소설을 여러 개 읽기는 했지만 그중에서 [나목]이 떠올랐던 거는 지금 내 앞에 놓인 삶이 맘에 들지 않아서 투덜거리면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다시금 이경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여기서는 이경의 변화를 중심으로 해서 작성해 보겠습니다.
성찰의 시작 - 전쟁과 오빠의 죽음
[나목]은 한국 전쟁 직후의 시기였고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 직후라 사람들은 전쟁 후의 폐허와 정신적인 공허함이 가득했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 이경도 전쟁 중 두 명의 오빠를 잃었습니다.
두 명의 오빠를 잃은 상실이 우연이 아니라 '자기 탓' 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깊고 무거웠습니다. 이경은 오빠들의 죽음을 어쩔 수 없는 전쟁의 결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자신이 막을 수 있었던 일' 일지도 모른다고 자책하며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상실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깊은 죄책감으로 남아 그녀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전쟁이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비극인데도 불구하고 이경은 그 비극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 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자기 삶의 방향과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려는 시도이기도 한 것이었습니다. 감정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인간 이경의 성찰의 시작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로의 걸음 - 미군부대 취직
한국 전쟁이 끝난 직후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습니다. 이경도 가장 역할을 하던 두 오빠를 잃고 남성이 없는 집안에서 실질적인 가장이 됩니다. 그녀의 가족은 더 이상 안정적인 수입이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고, 무엇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했습니다. 1950년 대 초반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이경은 대학 교육을 받았지만, 그게 안정적 직업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사회분위기도 여성은 순종이나 가사역할이 요구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경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능력이 있어 미군부대 초상화부에서 화가들을 도와주는 통역과 실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미군부대가 실질적인 경제력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일하는 것은 안정된 수입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것을 썩 내켜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여성들의 미군과 접촉하는 일 자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보다 냉혹했기에 이경은 자존심보다 생계를 먼저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살기 위해 감내한 선택은 그곳에서 그녀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경의 취직은 생존의 문제이자 그녀가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옥희도 만남 - 치유의 시작
미군 부대에서 옥희도 씨를 만나게 되는 것은 작품 전체에서 인물의 내면 변화와 예술과 현실의 충돌, 그리고 치유의 시작을 상징하는 전환점입니다. 옥희도 씨도 전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이고 예술가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존재였습니다. 둘의 만남은 상처 입은 두 영혼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관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옥희도 씨는 상업성과 타협하지 않고 예술의 본질을 고집하는 인물인 반면,이경은 생계를 위해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곧 현실과 이상, 감정과 이성 사이의 갈등 구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경은 옥희도 씨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려 하고 그의 고독과 예민함 뒤에 있는 진짜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이 시기 이경이 세상의 고정된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계기가 됩니다.
옥희도 씨와의 교류는 이경에게 자신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해석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오빠들의 죽음 이후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던 이경은 그와 시간을 많이 할수록 그의 예술과 말투, 고집스러운 태도 속에서 스스로를 용서할 준비를 하고,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경은 옥희도 씨를 통해 자기 내면을 직면하고, 옥희도 씨 역시 그녀를 통해 감정을 회복하는 작은 변화를 겪습니다.
혼란과 성장의 갈림길 - 옥희도와의 갈등
옥희도 씨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경은 그의 태도에서는 벽 같은 거리감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합니다. 옥희도 씨가 자신을 단지 예술의 소재 혹은 모델로만 보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경은 옥희도 씨에게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다가가고 싶지만, 그는 감정 대신 예술로만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두 사람 사이의 첫 번째 갈등 포인트입니다.
옥희도 씨는 예술적 고집이 강한 인물로 상업화된 그림을 경멸하고 순수한 예술만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이경은 생존과 타협하면서도 인간적인 감정과 삶을 중시하는 인물입니다. 이겅은 옥희도 씨의 예술에 대한 집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나 관계를 희생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의 태도가 오히려 자기 연민과 고립으로 포장된 것처럼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것이 두 번째 갈등인데, "예술만이 전부인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경은 옥희도 씨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려 하고 그의 고독과 예민함 뒤에 있는 진짜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이 만남이 이경이 '세상의 고정된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계기가 됩니다.
옥희도와 이별 - 회복
이경은 점점 옥희도 씨에게 다가가지만, 그는 한 발짝 뒤에 서있습니다. 이경에게 그와의 관계는 의지하고 싶은 감정의 공간이지만 그에게 이경은 끝까지 그림 속 존재처럼 대하는 대상이었습니다. 그녀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그 역시 일정 부분 감정의 반응을 보이지만 옥희도 씨는 끝내 그녀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경이 "이 사람과는 끝까지 함께 할 수 없겠구나"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이 관계를 통해 이경은 자신이 타인의 감정을 통해 살아가려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직도 오빠들의 죽음이라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 살아왔음을 직시하게 됩니다. 이별은 슬프지만, 그것은 이경에게는 '감정의존이 아닌 자기 성찰'로 나아가는 문턱이었습니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이경은 더 이상 오빠들의 죽음을 자신의 탁으로만 여기지 않았습니다. 옥희도 씨를 통해 그녀는 죄책감 대신 그리움과 슬픔으로 감정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자신을 벌주거나 억누르지 않고, '과거의 상처를 이해하고 품는 쪽으로 감정선이 전환'됩니다. 이것은 그녀가 진짜로 회복을 시작하는 순간이고 상처를 안고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나목]의 메시지에도 부합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나목] 속 이경은 슬픔과 죄책감에 매인 채 살아가던 인물에서 상처를 인정하고 품어내는 존재로 성장합니다. 그녀는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오빠들을 되살릴 수 없지만, 과거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완벽한 치유는 없었지만, 그 고통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경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저 역시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투덜대던 나날 속에서, 이경처럼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낼 수 있을지, 작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나목]은 2012년 1월에 세계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데뷔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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